"간발의 차이로"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보내고
간발의 차이로
지하철을 보내고
버스를 기다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리는
그리좋은 세상이 아니었다
해가 바뀌어 벌써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바뀌면 변할줄 알았던 나는 아직도
이리 저리 마음만 뒤숭숭 헤메고있다
간발의 차이로 차를 놓치고
멀리 바라다 보는 뿌연 세상과
그 속에 복잡하게 얽힌 소음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피곤한 오후
간발의 차이로
아직도 내가 세상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안이될까
위안이될까
2004년. 세상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