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에 소주 한잔"

 

손 큰 아주머니의 넉넉함이 가득한
홍합과 함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우리는 행복을 만끽하자
자유를 만끽하자

시원한 밤바람이
뻘건 얼굴을 쓸어
내가 취하는지 바람이 취하는지

거리에 스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맴돌며 비틀거린다

하늘을 향해 치켜 올린 얼굴에
하늘이 소주를 쏟아 붓고
골벵이 하나가 땅에서 흥얼거리며
입으로 들어오고

내가 가는지
세월이 가는지

사람이 가는지
소주잔이 가는지

가는 걸음이 어디로 가는지.

 

2004년. 세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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